<?xml version="1.0" encoding="UTF-8"?>
<rss version="2.0">
  <channel>
    <title>DEAR MY SUMMER</title>
    <link>https://dear-my-summer.tistory.com/</link>
    <description></description>
    <language>ko</language>
    <pubDate>Fri, 22 May 2026 05:49:47 +0900</pubDate>
    <generator>TISTORY</generator>
    <ttl>100</ttl>
    <managingEditor>TINKER TICKER</managingEditor>
    <image>
      <title>DEAR MY SUMMER</title>
      <url>https://tistory1.daumcdn.net/tistory/2821720/attach/3ab4e33719db42758efe6c8966ede778</url>
      <link>https://dear-my-summer.tistory.com</link>
    </image>
    <item>
      <title>가슴에서 구름이 움직였다</title>
      <link>https://dear-my-summer.tistory.com/28</link>
      <description>&lt;p&gt;&amp;nbsp;네 몸이 빙글 돌아간다. 벌어진 입 사이로 하얀 이가 보인다. 네 눈은 조금 풀려있고 회갈색 렌즈를 낀 듯하다. 먼지 낀 속눈썹이 바람에 파르라니 떨린다. 네 입가로 빨간 물이 흘러내린다. 나는 그것을 본다 그것을... ... 보고 있다 네 옷이 젖는다 하얀 옷이 진하게 물든다. 물이 타고 흘러내린다 발목이 젖는다. 발밑에는 물이 고여 웅덩이가 생긴다. 나는 그 웅덩이에 조심스레 발끝을 담근다 그 발끝이 차다. 우리는 말을 하지 않는다. 말을 하지 않은 지 사 개월이 지나간다. 냉장고 쏙에서 썩는 냄새가 난다. 고개를 빙글 돌리며 나와 눈이 마주 친다 마주 친 그 눈이... ... 시퍼렇게 나를 본다. 너는 혀를 길게 내빼고는 마술사처럼 넥타이를 뱉어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lt;/p&gt;&lt;p&gt;&amp;nbsp;무릎을 꿇고 젖은 발목을 닦아낸다. 네 발톱은 까맣게 때가 끼어 있고 군데군데 시꺼먼 멍이 들어있다. 나는 그 발을 닦고... ... 아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 너를 올려다본다 네 발이 내 뺨에 닿는다 발로 뺨을 툭툭 친다. 나는 그것에 기분이 조금 상하지만, 너는 어차피 말을 듣지 않으니까... 그러니 말을 하지 않고 침묵한다 묵묵히 발을 닦아내고 나면 고인 물 웅덩이가 나를 반긴다. 회색 걸레가 검붉은 색으로 물든다. 너는 몸을 돌린다.&lt;/p&gt;&lt;p&gt;&amp;nbsp;냉장고에서 딸기잼 통을 꺼낸다. 딸기잼을 바닥에 엎는다. 덩어리 진 딸기들이 쏟아진다. 나는 그것을 닦아내지 않고 그 통 안에 걸레 물을 짜낸다. 빨간 물이 쪼르륵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병을 흔든다 딸기잼과 물이 섞여 묽어진다 둥둥 덩어리가 떠다닌다. 핏덩이 같다 그것은 핏덩이처럼 보인다. 정말 핏덩어리 일지도 모른다 네가 뱉어낸... 그러니까...&lt;/p&gt;&lt;p&gt;&amp;nbsp;아,&lt;/p&gt;&lt;p&gt;&amp;nbsp;너 죽었지.&lt;/p&gt;&lt;p&gt;&amp;nbsp;천장에 박힌 못이 파삭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네 몸이 추락한다 쿵 소리가 난다. 아랫집에서 뭐라고 하겠다. 네 목에 걸린 밧줄을 본다 밧줄은 삭아있다. 풀어내지 않는다. 의자를 가져와 못을 천장에 박고 밧줄 끝을 힘겹게 걸어 올린다. 네 몸이 들썩 들린다. 땅, 땅. 망치가 바닥을 구른다 네 몸이 공중에서 흔들린다 바닥에서부터 반 뼘 정도 위에 서 있다. 공중에 선 네 몸이 옆으로 빙그르르 돌아간다. 썩은 몸에서 역한 냄새가 난다.&lt;/p&gt;&lt;p&gt;&amp;nbsp;방 여기저기에 방향제를 뿌린다. 칙, 칙 소리와 함께 로즈마리 냄새가 시체 냄새와 섞여든다. 나는 연분홍색 스티커가 붙여진 방향제를 식탁 위에 올려놓는다. 냄새는 어느 한 쪽도 사라지지 않고 섞일 뿐이다. 흔들거리는 네 몸을 본다. 아, 또 위에서 뛰나봐. 너 힘들겠다. 길게 늘어진 혀가 보인다.&lt;/p&gt;&lt;p&gt;&amp;nbsp;나 위층에 말하고 올게, 뛰지 말라고. 현관문을 열고 나선다 공기가 음습하다.&lt;/p&gt;</description>
      <category>menu2</category>
      <author>TINKER TICKER</author>
      <guid isPermaLink="true">https://dear-my-summer.tistory.com/28</guid>
      <comments>https://dear-my-summer.tistory.com/28#entry28comment</comments>
      <pubDate>Wed, 18 Jul 2018 23:27:29 +0900</pubDate>
    </item>
    <item>
      <title>[ 노엘찬란 ] 궁중물</title>
      <link>https://dear-my-summer.tistory.com/24</link>
      <description>&lt;p&gt;노엘이... 한때 후계자소리까지 나왔던 황자였으나 어머니가 권력 싸움에서 밀려나 독살 당하고 밀려나버림. 아버지라는 인간은 그새 홀랑 자기보다 어린 황비 들여오고 노엘이한테 궁 하나 지어주고 들리지도 않음. 그래도 자기 아껴주는 시종들이랑 할머님이랑 나름 괜찮게 지내고 있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평소처럼 아침을 먹은 뒤에 차를 마시는데 차맛이 이상함. 아니나 다를까 독이 타져 있었다... 피 토하면서 쓰러지고 난리났다가 겨우겨우 눈을 뜬 노엘이... 새 황비 쪽에서 아이를 임신하지 못하자 경쟁자인 노엘이를 제거하려고 하는것... 그 뒤로 노엘이에게 호위가 붙게된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호위로 온 사람은 총 네 명이었다. 다들 나이는 비슷해보였는데 유난히 몸집이 작고 앳되어 보이는 소년이 있었다. 코중간까지 올라오는 까만 천으로 가렸는데도 어려보임. 그리고 그 아이가 노엘이 침소까지 지키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책을 읽다가 잠이 안 오던 노엘이는 그 아이를 불러앉힘&lt;/p&gt;&lt;p&gt;&lt;br /&gt;&lt;/p&gt;&lt;p&gt;차 한잔 두고 그 아이와 마주보고 앉았음.&lt;/p&gt;&lt;p&gt;&lt;br /&gt;&lt;/p&gt;&lt;p&gt;이름 물어도 돼요?&lt;/p&gt;&lt;p&gt;&lt;br /&gt;&lt;/p&gt;&lt;p&gt;아무 대답도 없었음. 답답해진 노엘이 그럼 그 마스크라도 내려보라고 재촉함. 그제야 마스크 슬쩍 내리는데 생각보다 더 앳되어 보이는 얼굴임. 16살밖에 안된것같음. 젖살도 뽀얗고.&lt;/p&gt;&lt;p&gt;&lt;br /&gt;&lt;/p&gt;&lt;p&gt;몇 살이에요.&lt;/p&gt;&lt;p&gt;18살. ...요.&lt;/p&gt;&lt;p&gt;&lt;br /&gt;&lt;/p&gt;&lt;p&gt;반말 다음에 요자를 붙이는걸 보니 존대가 익숙하지 않은 듯 싶었다. 그래도 그런거에 관대한 편이니 노엘이는 그냥 넘겼지.&amp;nbsp;&lt;/p&gt;&lt;p&gt;&lt;br /&gt;&lt;/p&gt;&lt;p&gt;이름은?&lt;/p&gt;&lt;p&gt;찬란. 여찬란.&lt;/p&gt;&lt;p&gt;&lt;br /&gt;&lt;/p&gt;&lt;p&gt;노엘이가 신경쓰지않는다는걸 알아챘는지 이젠 요자도 안 붙임. 노엘이는 또 웃으면서 잘부탁한다고 하면 찬란이 고개 끄덕이기만 한다. 그 뒤로 밤마다 조금씩 찬란이랑 가까워지겠지. 처음엔 한 마디도 안 하던 찬란이도 점점 말도 하고. 노엘이는 자기보다 어리긴 해도 또래 친구가 생긴 것 같아 내심 기뻤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어느 날 황비가 노엘이를 부름. 같이 차를 마시자고 하면서 자기 궁으로 부른다. 가기 싫지만 가야하니까 찬란이 데리고 갔음&lt;/p&gt;&lt;p&gt;&lt;br /&gt;&lt;/p&gt;&lt;p&gt;시종 두 명이랑 찬란이 데리고 갔는데 황비가 웃으면서 반겨줌. 자기 어머니가 권력이 있던 시절 반대파 쪽 자제라는걸 아는 노엘이는 지금 상황이 싫고 벗어나고 싶기만 하다. 단답을 이어가며 고개만 끄덕이는데 황비가 조롱하듯 말함&lt;/p&gt;&lt;p&gt;&lt;br /&gt;&lt;/p&gt;&lt;p&gt;요즘 궁 밖에 좋지 아니한 소문이 도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lt;/p&gt;&lt;p&gt;어떤 소문인지요.&lt;/p&gt;&lt;p&gt;노엘황자께서 남색에 빠졌다는 소문입니다만. 어찌 생각하십니까.&lt;/p&gt;&lt;p&gt;어머니께선 그런 사사로운 소문을 믿으십니까?&lt;/p&gt;&lt;p&gt;&lt;br /&gt;&lt;/p&gt;&lt;p&gt;노엘이 표정 점점 안 좋아지겠지. 대충 얘기 들어서 알긴 할 거다. 약혼자도 없고 궁 안에만 칩거하니 이런저런 뒷소문이 도는 것도 무리는 아닐 터. 흘긋 찬란이 보다 노엘이 자리에서 일어남.&lt;/p&gt;&lt;p&gt;&lt;br /&gt;&lt;/p&gt;&lt;p&gt;먼저 가보겠습니다.&lt;/p&gt;&lt;p&gt;황자. 오늘 밤에 제 침소로 오세요. 긴히 드릴 말이 있습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별 일 있겠어, 하는 마음으로 따라오겠다는 찬란이와 시종들도 떼어두고 혼자 황비한테 향한다. 조심스레 문을 두드리고 들어가면 황비가 침대 끝에 걸터앉아 있음. 차도 없고.&lt;/p&gt;&lt;p&gt;&lt;br /&gt;&lt;/p&gt;&lt;p&gt;무슨 얘기를 하시려고..&lt;/p&gt;&lt;p&gt;&lt;br /&gt;&lt;/p&gt;&lt;p&gt;조심스럽게 묻자 가까이 오라면서 손짓함. 침대로 가서 옆에 앉자 황비가 웃는다. 분위기가 묘함&lt;/p&gt;&lt;p&gt;&lt;br /&gt;&lt;/p&gt;&lt;p&gt;노엘이 몸 피하려는데 황비가 손목 끌어당겨 앉히고 갑자기 입 맞추겠지. 노엘이 당황해서 확 밀쳐내는데 놀라는 기색도 없이 노엘이 바라보고 있음. 무슨, 무슨 짓입니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나가려는데 황비가 한 마디함. 가면 시종부터 쫓아낼거야. 네가 아끼는 그 아이도.&lt;/p&gt;&lt;p&gt;&lt;br /&gt;&lt;/p&gt;&lt;p&gt;그 말을 들으니 숨이 턱 막히고 발걸음도 멈추지. 문 앞에 서서 문을 열까 망설이는데 황비가 또 한 마디 덧붙임. 가는건 자유야. 가고 싶다면 가도 돼. 노엘이는 더 이상 잃고 싶지 않았음. 자신을 아껴주는 사람들을. 그나마 가족인 할머님은 몸이 편찮아 언제 돌아가셔도 이상하지 않은데 이 상황에서 자기를 아껴주고 잘 따르는 오래 본 시종들과 찬란이의 존재는 단비 같은 존재였다. 잃고 싶지 않습니다. 작게 중얼거리자 황비가 그럼 이리 와 앉아. 하지. 자기보다 어린데도 오랜 궁 생활탓인지 영악하기 그지없다. 옆에 앉아 바라보면 안 잡아먹는다며 막 웃음. 노엘이는 냉담하겠지.&lt;/p&gt;&lt;p&gt;&lt;br /&gt;&lt;/p&gt;&lt;p&gt;뭘 원하세요. 노엘이가 물으면 황비가 고개를 젖히면서 웃다가 노엘이에게 팔짱을 낀다. 늙은 남자에게 붙어 있는거라니. 내 삶도 참 고달프다 싶어서 말이야. 그 말을 들으니 어느정도 짐작도 가고 그럼. 시선을 내리며 몸이요. 하니 황비가 고개를 끄덕임. 속으로 욕이 치민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그럼에도 노엘이는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해 매우 간절했음. 외로운 건 죽어도 싫었으니까. 그냥 나 하나 버리고 남은 사람들을 지킬 수 있다면 괜찮은 거 아닌가, 싶었다. 그렇게 황비랑 노엘이의 불편한 관계가 시작됨. 산책 나온 노엘이에게 쪽지를 몰래 건네주면 노엘이가 가는 식이었음.&lt;/p&gt;&lt;p&gt;&lt;br /&gt;&lt;/p&gt;&lt;p&gt;매일 같이 그런건 아니었고, 사람들 눈에 너무 자주 띄지 않도록 일주일에 한 번, 많으면 두어번 정도였다. 그것만으로도 노엘이는 충분히 힘들었지. 찬란이는 뭔가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함. 노엘이가 밥도 잘 안 먹고, 자기를 불러세우고는 갑자기 말을 하려다 말고, 잠도 잘 못 자기 시작했음.&lt;/p&gt;&lt;p&gt;&lt;br /&gt;&lt;/p&gt;&lt;p&gt;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도 대답 않고. 황비한테 갔다온뒤로는 유난히 더 피곤해보임. 황비 쪽 시종한테 물어도 대답을 피하고 여찬란은 답답해 죽을 지경임. 처음엔 반란을 위해 궁에 잠입한 거였지만 노엘이한테 조금 마음이 기울기 시작했기 때문. 여찬란은 그게 호감인줄도 모르지만...&lt;/p&gt;&lt;p&gt;&lt;br /&gt;&lt;/p&gt;&lt;p&gt;결국 몰래 노엘이 뒤를 밟은 뒤에 침소로 들어간다. 어쩐 일인지 시종들도 없고 불빛도 미약하게 켜져있음. 귀를 기울이다 들었겠지. 황비의 신음소리와 노엘이의 반쯤 흐느끼는 소리를. 그 뒤로 이런저런 이유로 산책을 빠지고 황비와 만나지 못하게 가던 길도 바꾸고 그러겠지. 너무 화가 나지만 우선 억누르고 최대한 만남을 피했음. 그 즈음 노엘이는 좀 살 것 같았지. 숨통이 트이는 기분. 찬란이와 다시 말도 하고. 피아노를 가르쳐 주겠다며 찬란이한테 악보를 선물하기도 했음. 찬란이는 티를 안내려 했지만 굉장히 좋아하는 표정이었다. 만나지 않은 지 3주정도 지났을 무렵 새벽에 누군가 창문을 두드림. 뭐지? 깨어보니까 이불 위에 쪽지가 툭 던져져 있다. 노엘이 자동으로 미간 찌푸리면서 쪽지 펴보면 역시나 내일 오라는 쪽지임. 다시 시작이구나, 싶어 노엘이는 쉽게 잠도 못 들고 피곤한채로 깬다. 찬란이를 떼어놓고 가려는데 마침 찬란이가 안 보임. 쪽지는 어디갔지?&lt;/p&gt;&lt;p&gt;&lt;br /&gt;&lt;/p&gt;&lt;p&gt;한참을 찾다가 시간이 다 되어서 침소로 가는데 어쩐지 평소보다 침소가 고요함. 불도 꺼져있고. 조심조심 문을 열면 질퍽, 하고 비린내가 풍긴다. 쓰러진 황비 앞에 서 있는건 여찬란이었음. 칼에서는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고 까만 마스크에는 피가 다 튀어 얼굴까지 묻어있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노엘이 그 자리에 주저앉아 멍하니 찬란이 바라봄. 찬란이 그제야 마스크 내리고 왔어? 한다. 그리고 찬란이가 해맑게 웃으면서 노엘이한테 피투성이 손을 내밈. 잘했지. 이러면서. 노엘이는 아무 말도 못하고 얼른 찬란이를 데리고 자기 궁으로 돌아온다. 다음날 난리가 났음. 암살자가 들어왔다고.&lt;/p&gt;&lt;p&gt;&lt;br /&gt;&lt;/p&gt;&lt;p&gt;그 뒤로 노엘이와 찬란이 사이에는 비밀이 하나 생기겠지. 노엘이는 찬란이를 넘겨줄 생각도 없고 배신할 생각도 없음. 그저 고맙고 자기의 구원이라고 여기겠지. 사실 찬란이는 왕족을 다 죽이러 온건데. 찬란이도 이쯤이면 혼란스럽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던 자기가 노엘이 일에만 감정적으로 변해 사람도 죽이고 기분 나빠 하기도 하고 때때로 질투도 하고. 결국 찬란이는 잡히지 않은 채 장례를 치뤘고, 노엘이는 유력한 후계자로 다시 떠올랐다. 후계자 자리에는 관심이 없던 노엘이였지만 이번엔 달랐지. 힘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자신이 아끼는 사람들을 지킬 힘이 필요했고, 그 중심에는 여찬란이 있었음. 찬란이가 자신의 보호가 필요할 만큼 여린 사람이 아님에도 그랬다. 하루가 멀다하고 얼굴을 마주하고 지내다보니 찬란이는 아예 말까지 놓아버림. 주변에서 아무리 뭐라해도 노엘이가 신경 안 쓰니 찬란이는 형, 형. 하면서 부르고. 노엘이도 그게 싫지는 않았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노엘이 수업도 졸졸 따라다니고, 침소에도 딱 붙어있고. 자기가 호위해야 하는 입장이면서 매일 노엘이 옷자락 슬쩍 잡아 뒤따라 붙고 그러는 찬란이... 노엘이는 또 그게 마냥 귀여워서 가만 손가락 하나 내어주면 새끼손가락 꼭 쥐고 같이 걸어다니고 그러겠지. 궐 내에 소문이 퍼졌지만 신경 안 씀&lt;/p&gt;&lt;p&gt;&lt;br /&gt;&lt;/p&gt;&lt;p&gt;노엘이는 찬란이랑 꼭 붙어다니는게 좋았다. 딱히 고백할 마음도 없었음. 그냥 찬란이랑 있는 시간이 소중하고 좋고, 그것뿐. 욕심이 안 나는건 아니었지만 깨져버릴 관계가 더 무서웠다. 반대로 찬란이는 점점 소유욕이 심해지겠지. 노엘이가 누구랑 얘기라도 하려하면 가로막고 위험하다는 핑계로 산책도 줄이고. 노엘이는 그거 다 알면서도 가만 냅둘 것 같다. 찬란이가 하는 일이니까. 찬란이는 점점 노엘이를 가두려 들었음. 그러던 중에 찬란이한테 명령이 떨어진다. 유력 후계자인 서노엘을 제거하라고. 찬란이는 우선 알겠다고 했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함. 진짜 죽이기는 싫었는데 다른 사람한테 일이 넘어가서 다른 사람 손에 노엘이가 죽는 것도 싫고 복잡한 마음으로 하루하루 지낸다. 그러다 노엘이한테 말해야지, 하고 형. 부르는데 노엘이가 말갛게 웃으면서 응? 하겠지. 그 얼굴 보고 찬란이는 덥썩 좋아해. 하고 말해버렸다. 자기도 모르게 내뱉은 말이었음&lt;/p&gt;</description>
      <category>TXT</category>
      <author>TINKER TICKER</author>
      <guid isPermaLink="true">https://dear-my-summer.tistory.com/24</guid>
      <comments>https://dear-my-summer.tistory.com/24#entry24comment</comments>
      <pubDate>Tue, 5 Jun 2018 14:26:58 +0900</pubDate>
    </item>
    <item>
      <title>어항</title>
      <link>https://dear-my-summer.tistory.com/22</link>
      <description>&lt;p style=&quot;line-height: 1.8; text-align: justify;&quot;&gt;내가 일하는 아쿠아리움은 한국 최대 규모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내부는 넓고 깨끗했다. 그 넓은 아쿠아리움의 한쪽 벽면을 독차지하는 존재가 있었다. 그곳엔 사람으로 태어났으나 사람이 아닌 인어가 있었다.&lt;/p&gt;&lt;p style=&quot;line-height: 1.8; text-align: justify;&quot;&gt;&amp;nbsp;물론 그녀가 처음 아쿠아리움이 생길 때부터 존재하지는 않았다. 어느 날 잡혀온 그녀는 전 세계의 조명을 받으며 아쿠아리움의 명물로 떠올랐다. 오늘은 그런 귀중한 수조를 청소하는 날이었다.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면 그녀가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나는 그녀 위로 초록색 그물을 덮었다. 고운 비늘 위로 초록빛 그물이 파고 들었다. 조심스레 그물을 끌어올려 작은 어항에 넣었다. 물방울이 여기저기 튀어 올랐다. 좁은 어항을 콩콩 두드리는 그녀가 보였다.&lt;/p&gt;&lt;p style=&quot;line-height: 1.8; text-align: justify;&quot;&gt;&amp;nbsp;처음 그녀가 잡혀온 그 날도 지금과 별 다를 게 없었다. 그녀는 몸에 그물이 감겨진 채 꼬리가 반쯤 접혀버릴 만큼 작은 어항 안에서 떨고 있었다. 시선이 불안하게 움직였다. 나는 그녀를 빤히 바라봤다. 몸에 붙은 비늘이 보석처럼 빛났다. 눈물이 반짝거리며 눈가에 매달려 있었다. 인어의 눈물은 진주라는 전설이 떠올랐다. 사람들이 모두 놀라 카메라를 들이댔다. 플래시가 터졌다. 나는 눈을 찌푸리며 조용히 그 무리에서 빠져나왔다. 플래시 때문에 눈을 찡그린건지,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 때문에 눈을 찡그린 건지 아직까지도 알 수 없었다. 원망이 가득한, 구해달라는 눈빛. 나는 그 눈빛을 무시한 채 청소를 시작했다.&lt;/p&gt;&lt;p style=&quot;line-height: 1.8; text-align: justify;&quot;&gt;&amp;nbsp;처음 한 달 동안 그녀는 먹이통을 꼬리로 차고, 숨만 쉬길 반복했다. 유리벽을 넘으려 콩콩 뛰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의 탈출은 매번 실패로 끝났다. 유리벽은 그녀에게 너무 높았고, 먹이를 먹지 않아 비늘은 시들어갔다. 시도는 좋은 거지. 나는 작게 중얼거렸다. 너무 힘을 빼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행동을 멈췄다. 먹이도 꼬박꼬박 먹었고 수조 안을 힘차게 헤엄치며 돌아다니기도 했다.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수면이 일렁거렸다. 나는 어지러운 기분이 들어 고개를 돌렸다. 나는 그녀가 다시 나가려 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런 일은 두 번 다시 없었다. 사람들은 기뻐했다. 유흥거리로 전락한 인어의 나약함을 비웃었다.&lt;/p&gt;&lt;p style=&quot;line-height: 1.8; text-align: justify;&quot;&gt;&amp;nbsp;그러나 나는 언젠가 그녀가 이곳을 나가게 될 거라는 확신을 버릴 수 없었다. 그녀가 유리벽 밖으로 잠깐 나왔을 때의 환한 미소가 떠올랐다. 갇혀있을 존재가 아니었다.&lt;/p&gt;&lt;p style=&quot;line-height: 1.8; text-align: justify;&quot;&gt;&amp;nbsp;그런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예전과 상반된 그녀의 모습에 조금 허탈한 웃음이 흘러나왔다. 그녀는 얌전히 좁은 어항 안에 꼬리를 말고 있었다. 청소를 하는 나를 빤히 바라보다 가끔씩 심술을 부리듯 물을 찰박거리기도 했다.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나와 그녀의 시선이 얽혔다. 이제는 내가 그녀를 원망스럽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럴 거면서 왜 그렇게 발버둥을 쳤을까. 포기한 듯한 그녀의 태도에 나도 힘이 쭉 빠져나갔다. 나는 나도 모르는 새 그녀가 나가길 바라고 있었나보다. 일종의 대리만족 같았다. 결국 그녀도 나도 똑같은 걸까. 나는 출금 문자를 확인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잔액은 고작 네 자리였다. 힘이 쭉 빠져나갔다. 그녀의 의지마저 꺾었구나, 돈은. 작게 중얼거리며 그녀를 바라봤지만 그녀는 멍하니 내 빗자루 질을 바라보고 있었다. 의미 없는 비질이 반복되었다.&lt;/p&gt;&lt;p style=&quot;line-height: 1.8; text-align: justify;&quot;&gt;&amp;nbsp;그녀가 나를 빤히 바라봤다. 몸을 유리벽에 붙이고 힘껏 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잠시 쳐다보다가 다시 발길을 재촉했다. 무슨 행동이지. 알려야 하는 걸까. 나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러나 망설임은 확신으로 변했다. 죽어있던 그녀의 눈이 생기 있게 빛나고 있었다. 나가려 하는구나. 나는 단번에 알아차렸다. 하지만 어떻게? 물음표가 머릿속을 채웠다. 그녀는 계속해서 알 수 없는 행동을 반복했다. 벽에 매달리는가 싶더니 몸을 부딪치기도 하고 어항의 끝에 매달리기도 한다. 몸이 여기저기 긁힌다. 다 나아가던 상처들이 다시금 터지고 그녀의 얼굴엔 만족감이 스쳐 지나갔다.&lt;/p&gt;&lt;p style=&quot;line-height: 1.8; text-align: justify;&quot;&gt;&amp;nbsp;나는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톡, 조금 힘을 주어 어항에 손을 댔다. 세찬 파열음이 들렸다.&lt;/p&gt;&lt;p style=&quot;line-height: 1.8; text-align: justify;&quot;&gt;&amp;nbsp;어항이 넘어갔다. 깨진 유리가 몸에 박히고, 귀 뒤에 있던 아가미가 산소를 찾아 헐떡거렸다. 그러나 그녀는 가만히 누워 있었다. 발버둥치지 않고 눈을 감은채로 고아하게 누워 있었다. 사람들이 달려왔다. 그 누구도 가까이 다가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비늘에 박힌 유리조각이 보석처럼 빛났다. 사람들은 장갑을 끼고 다가왔다가 유리조각이 밟히자 금세 자리를 피했다. 피와 물이 뒤섞여 카펫처럼 얼룩졌다. 헐떡이던 아가미가 멎었다.&lt;/p&gt;&lt;p style=&quot;line-height: 1.8; text-align: justify;&quot;&gt;&amp;nbsp;내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그녀는 웃고 있었다. 완벽한 탈출이었다.&lt;/p&gt;</description>
      <category>menu2</category>
      <author>TINKER TICKER</author>
      <guid isPermaLink="true">https://dear-my-summer.tistory.com/22</guid>
      <comments>https://dear-my-summer.tistory.com/22#entry22comment</comments>
      <pubDate>Fri, 26 Jan 2018 19:34:50 +0900</pubDate>
    </item>
    <item>
      <title>본</title>
      <link>https://dear-my-summer.tistory.com/17</link>
      <description>&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gt;&amp;nbsp;나 네 등 오랫동안 봤는데 굽어있더라. 예가 먼저 꺼낸 말이었다. 생각해보면 예는 늘 내 등을 보고 있었다.&lt;/p&gt;&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gt;&amp;nbsp;등을 본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하얀 벽을 보며 생각해봤다. 하얀 벽이 예의 등 같았다. 예야. 나는 예를 불렀다. 돌아오는 대답이 없었다. 예는 죽었다. 오전 열두시 사십분에,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시간 오차는 없었다. 예는 일 초의 오차도 없이 열두시 사십분에 죽었다. 마치 그런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사람 같았다. 왜 나에게 말하지 않았을까. 왜 말하지 않고 죽었을까. 나는 예의 등을 본 적이 없었다.&lt;/p&gt;&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gt;&lt;i&gt;&amp;nbsp;예의 등은 어떤 모양이었을까.&lt;/i&gt;&lt;/p&gt;&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gt;&amp;nbsp;네 등 굽었어. 예는 내 척추를 따라 손가락을 미끄러트렸다. 나는 철학책을 읽고 있었다. 무기물의 본질은, 으로 시작되는 문장이었다. 본질은, 본질의 본질은, 본질의 본질의 본질은 바로 예였다. 나의 본질은 예로 시작되어 예로 끝났다. 예의 본질은 그렇지 않았나보다. 나는 그 사실이 못내 섭섭했다. 사람은 뼈로 이루어져 있는 거야. 예가 말했다. 뼈가 아니라 수분이야. 틀렸어. 예는 작게 웃었다.&lt;/p&gt;&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gt;&amp;nbsp;햇살이 내리쬐었다. 예가 마지막으로 한 말이었다. 네 등 굽어있더라. 허리 펴고 다녀. 나는 지금 구부정한 자세로 하얀 벽을 보고 있다. 네모난 얼룩 자국들이 남아있는 벽을. 예와 찍은 사진들을 떼어낸 자국이었다. 그 본질은 본드였고 본드를 떼어낸 자리에 얼룩덜룩한 자국이 남았다. 자국 같이 떨어지지 않았다, 예는. 예와 같았다.&lt;/p&gt;</description>
      <category>menu2</category>
      <author>TINKER TICKER</author>
      <guid isPermaLink="true">https://dear-my-summer.tistory.com/17</guid>
      <comments>https://dear-my-summer.tistory.com/17#entry17comment</comments>
      <pubDate>Mon, 1 Jan 2018 19:02:08 +0900</pubDate>
    </item>
    <item>
      <title>네가 빈 자리</title>
      <link>https://dear-my-summer.tistory.com/14</link>
      <description>&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 line-height: 1.8;&quot;&gt;&amp;nbsp;재희가 남기고 간 책장은 자그마치 다섯 개였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 벽 한 면을 메울 만큼 큰 책장 다섯 개가 좁은 방 안에 꽉 들어찼다. 소설은 진부한 내용들뿐이었다. 아무 책이나 꺼내 읽었다가 열 장을 넘기지 못한 채 집어넣었다. 책들은 전부 근처 도서관에 기증할 예정이었다. 종이들은 손때가 타 누렇게 바래있었다. 나는 재희가 제일 좋아하던 책을 찾았다. 책 바로 옆에는 새것처럼 깨끗한 사전이 하나 꽂혀 있었다.&lt;/p&gt;&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 line-height: 1.8;&quot;&gt;&amp;nbsp;사전도 있었나.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재희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늘 글을 쓰고 있었다. 룸메이트를 구한다는 글을 보고 나를 찾아왔을 때도 품에 책을 한아름 안고 들어왔다. 이름이 뭐예요. 내가 처음 물었을 때 재희는 이름이 없다고 말했다. 아무렇게나 불러줘. 나를 놀리는 거라고 생각했다. 이름이 없는 사람이라니. 재희는 집에 들어온 이후 사흘 간 이름을 알려주지 않았고, 결국 나는 재희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그 뒤 재희는 자신의 물건에 재희 라는 이름을 또박또박 써서 이름표를 붙이고 다녔다.&lt;/p&gt;&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 line-height: 1.8;&quot;&gt;&amp;nbsp;이름표가 붙지 않은 물건이 딱 하나 있었다. 재희는 책장 옆면에까지 이름표를 붙이면서도 노트에는 절대 붙이지 않았다. 나는 이유를 물어보지 않았다. 재희는 어딘지 거리감이 있었다. 집에 돌아오면 늘 책상에 앉아 글을 쓰고 있었는데, 단 한 번도 보여준 적은 없었다. 정갈한 글씨로 무언가를 열심히 써내려갔고 손이 종이에 쓸려 빨갛게 굳은살이 박혔다. 노트가 열권을 넘어갈 무렵 재희는 더 이상 글을 쓰지 않았다.&lt;/p&gt;&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 line-height: 1.8;&quot;&gt;&amp;nbsp;종이들을 전부 불태운 건 죽기 이틀 전이었다. 재희는 구석에 쌓아둔 노트를 들고 밖으로 나가더니 큰 통 안에 넣고 불을 지폈다. 나는 노트들을 옮기는 걸 도왔다. 태워도 되는 거야? &amp;nbsp;재희는 아무 말 없이 통 안을 뒤적거렸다. 까만 재가 날렸다. 그 뒤 재희는 집 안에 붙은 이름표들을 떼고 다녔다. 책장 옆면에는 긁히다 남은 종이 자국이 있었다.&lt;/p&gt;&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 line-height: 1.8;&quot;&gt;&amp;nbsp;사전을 펼쳤다. 노란 펜으로 밑줄이 그어져 있었다. 좋아하는 단어들인지 싫어하는 단어들인지 알 수 없었다. 재희가 쓴 단어를 한 번도 보지 못했으니까 당연했다. 사전 뒤에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이름표가 아니었다. 네임펜으로 눌러 쓴 이름이었다. 처음 보는 이름이었다. 이 책은 버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벽에 말려두었던 꽃다발에서 꽃을 한 줄기 꺾었다. 이름 위에 꽃을 꽂아두었다.&lt;/p&gt;</description>
      <category>menu2</category>
      <author>TINKER TICKER</author>
      <guid isPermaLink="true">https://dear-my-summer.tistory.com/14</guid>
      <comments>https://dear-my-summer.tistory.com/14#entry14comment</comments>
      <pubDate>Fri, 29 Dec 2017 04:43:03 +0900</pubDate>
    </item>
    <item>
      <title>깨진 달 1</title>
      <link>https://dear-my-summer.tistory.com/8</link>
      <description>&lt;p style=&quot;line-height: 1.8; text-align: justify;&quot;&gt;1&lt;/p&gt;&lt;p style=&quot;line-height: 1.8; text-align: justify;&quot;&gt;&lt;br /&gt;&lt;/p&gt;&lt;p style=&quot;line-height: 1.8; text-align: justify;&quot;&gt;네가 얼마나 예쁜 사람인지 알아?&lt;/p&gt;&lt;p style=&quot;line-height: 1.8; text-align: justify;&quot;&gt;나는 울었다.&lt;/p&gt;&lt;p style=&quot;line-height: 1.8; text-align: justify;&quot;&gt;&lt;br /&gt;&lt;/p&gt;&lt;p style=&quot;line-height: 1.8; text-align: justify;&quot;&gt;&lt;br /&gt;&lt;/p&gt;&lt;p style=&quot;line-height: 1.8; text-align: justify;&quot;&gt;&lt;br /&gt;&lt;/p&gt;&lt;p style=&quot;line-height: 1.8; text-align: justify;&quot;&gt;2&lt;/p&gt;&lt;p style=&quot;line-height: 1.8; text-align: justify;&quot;&gt;&lt;br /&gt;&lt;/p&gt;&lt;p style=&quot;line-height: 1.8; text-align: justify;&quot;&gt;희를 만난 것은 스무 살 직전 무렵이었다. 희는 이름처럼 희고 고운 피부를 가졌고, 길거리에서 누가 봐도 예쁘다 칭할 법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왼쪽 뺨에 그어진 기다란 흉터를 제외한다면. 그건 왜 생긴 거야? 내가 물었을 때 희는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내가 그었지. 커터칼로 죽 그어버렸다고 했다. 나는 희를 이해할 수 없었다. 예쁘게 태어난 건 축복이니까. 나는 손목에 있는 흉터를 희에게 내밀었다. 희는 잠자코 웃으며 내 흉터를 만질 뿐이었다. 축하해. 나는 그 말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lt;/p&gt;&lt;p style=&quot;line-height: 1.8; text-align: justify;&quot;&gt;&lt;br /&gt;&lt;/p&gt;&lt;p style=&quot;line-height: 1.8; text-align: justify;&quot;&gt;&lt;br /&gt;&lt;/p&gt;&lt;p style=&quot;line-height: 1.8; text-align: justify;&quot;&gt;3&lt;/p&gt;&lt;p style=&quot;line-height: 1.8; text-align: justify;&quot;&gt;&lt;br /&gt;&lt;/p&gt;&lt;p style=&quot;line-height: 1.8; text-align: justify;&quot;&gt;집은 지긋지긋했다. 매일같이 집기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고 온 몸에 멍이 사그러질 날이 없었다. 자연스레 사람들을 멀리 했다. 방학을 하던 날 눈이 쏟아졌다. 하얀 입김이 샜다. 아, 두 달을 어떻게 집에서 보내지. 골목길을 돌고 돌아 느리게 걸었다. 숨이 막혔다. 나는 입을 벌리고 서서 눈을 받아 &amp;nbsp;먹었다. 혀에서 차가운 맛이 감돌았다가 사라졌다. 눈 달다. 눈이 달았다. 그 날 먹은 눈의 맛은 달았고, 짰다. 손등으로 눈가를 훔치고 있을 때 골목길 안쪽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뽀드득 눈을 밟는 소리가 아니었다. 드륵, 드륵. 하얀 눈이 길게 자국을 남기며 끌리고 있었다. 나는 골목길 사이로 고개를 들이밀었다.&lt;/p&gt;&lt;p style=&quot;line-height: 1.8; text-align: justify;&quot;&gt;&lt;br /&gt;&lt;/p&gt;&lt;p style=&quot;line-height: 1.8; text-align: justify;&quot;&gt;&lt;br /&gt;&lt;/p&gt;&lt;p style=&quot;line-height: 1.8; text-align: justify;&quot;&gt;4&lt;/p&gt;&lt;p style=&quot;line-height: 1.8; text-align: justify;&quot;&gt;&lt;br /&gt;&lt;/p&gt;&lt;p style=&quot;line-height: 1.8; text-align: justify;&quot;&gt;눈이 마주쳤다.&lt;/p&gt;</description>
      <category>menu1</category>
      <author>TINKER TICKER</author>
      <guid isPermaLink="true">https://dear-my-summer.tistory.com/8</guid>
      <comments>https://dear-my-summer.tistory.com/8#entry8comment</comments>
      <pubDate>Fri, 22 Dec 2017 22:11:12 +0900</pubDate>
    </item>
    <item>
      <title>낙원 3실</title>
      <link>https://dear-my-summer.tistory.com/5</link>
      <description>&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 line-height: 1.8;&quot;&gt;&amp;nbsp;리는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스탠드를 켰다. 뿌연 먼지들이 불빛 아래로 떠다녔다. 리는 손을 휘적휘적 저어 먼지를 걷어낸 후 낡은 노트 한 권을 꺼냈다. 만년필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일기를 적기에 연필은 적합하지 않은 것 같았다. 첫 페이지를 손바닥으로 꾹꾹 눌러 펼쳤다. 리는 연필을 들었다. 낙원 3실. 일기의 제목이었다.&lt;/p&gt;&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 line-height: 1.8;&quot;&gt;&amp;nbsp;연필 끝에 침을 묻혀 일기를 적기 시작했다. 첫 문장은 세상이 망해버렸다, 라는 내용이었다. 세상이 망해버렸다. 리는 한 문장을 적고 한숨을 내쉬었다. 서랍장을 열었다. 낡은 이불과 베개가 쏟아졌다. 퀴퀴한 냄새가 났다. 기껏 걷어낸 먼지가 다시 날렸다. 리는 이불을 탈탈 털어보고는 노트를 이불 사이에 끼워 넣은 뒤 이불을 접었다. 팡팡 이불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곳에 숨기면 될 것 같았다.&lt;/p&gt;&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 line-height: 1.8;&quot;&gt;&amp;nbsp;방문을 연 적은 없었다. 간혹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으나 리는 문을 열지 않았다. 밖에는 괴물이 있을지도 몰랐다. 혹은 건물이 무너지는 소리 같기도 했다. 지금 문을 여는 건 자살행위다. 리는 계속해서 문장을 적었다. 누군가 이 일기를 발견해줄 거라는 기대는 크게 하지 않는다. 사각거리며 흑연 닳는 소리가 방 안을 가득 메웠다. 일주일 동안 머물기로 했으나 리는 이곳에 열흘 째 머물고 있는 중이었다. 사흘 째부터 문을 열지 않았다. 방 안에는 미니 냉장고가 윙윙거리며 전원이 꺼질 듯 위태롭게 돌아가고 있었다.&lt;/p&gt;&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 line-height: 1.8;&quot;&gt;&amp;nbsp;이 냉장고를 열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건 한 페이지를 다 채우고 난 뒤였다. 냉장고를 연 적이 없었다. 리는 가방 안에 쑤셔두었던 컵라면이나 과자, 초콜릿으로 끼니를 챙겼다. 음식을 아껴야 한다는 생각 탓이었다. 윙윙거리던 소리가 멈췄다. 이대로 두면 음식이 상할테니 문을 열어야겠다. 그런 생각이 들자 리는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문을 열어야 했다. 고작 냉장고의 문이었지만 리는 창문도 냉장고 문도 연 적이 없었다.&lt;/p&gt;&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 line-height: 1.8;&quot;&gt;&amp;nbsp;리는 문을 열었다. 낙원 3실, 방문에 걸린 명패가 흔들렸다.&lt;/p&gt;</description>
      <category>menu2</category>
      <author>TINKER TICKER</author>
      <guid isPermaLink="true">https://dear-my-summer.tistory.com/5</guid>
      <comments>https://dear-my-summer.tistory.com/5#entry5comment</comments>
      <pubDate>Thu, 21 Dec 2017 13:44:15 +0900</pubDate>
    </item>
  </channel>
</rss>